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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살 퇴사 프로젝트

50살에 회사를 그만두면 나는 뭘 하고 살까

나는 50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그런데 이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생겼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면 나는 뭘 하고 살까?

처음에는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가 어려웠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는 하루의 대부분이 이미 정해져 있다.

몇 시에 일어나고,
어디로 가고,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가 대체로 정해져 있다.

물론 그 안에서도 내가 선택하는 것들이 있지만, 하루라는 큰 틀은 회사가 만들어 준다.

그런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회사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자유로울 것 같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면 심심해지는 건 아닐까.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원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이 아니었다

가끔 FIRE를 이야기하면 이런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여행을 다니고,
카페에 앉아 있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는 삶.

나도 그런 생활을 좋아할 것 같다.

하지만 10년, 20년을 그렇게만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생각해 보니 내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이 아니었다.

내가 싫었던 것은 일이 아니라,

내 시간을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 더 가까웠다.

회사에서는 내가 오늘 무엇을 할지 완전히 내가 정할 수 없다.

쉬고 싶다고 쉴 수도 없고,
여행을 가고 싶다고 몇 달씩 떠날 수도 없고,
어떤 일에 흥미가 생겼다고 그것만 며칠 동안 파고들 수도 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다는 것은 일정 부분 내 시간과 선택권을 회사에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그 교환이 나에게 예전만큼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시간의 주인이 되고 싶은 것 같다

내가 돈을 모으고 투자하는 이유를 계속 생각하다 보면 결국 한곳으로 돌아온다.

시간이다.

나는 비싼 물건을 많이 갖고 싶은 것도 아니고, 남들에게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대신 내가 원하는 날에 내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책을 읽어도 되고,

어떤 날은 주식이나 기업을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도 되고,

갑자기 한 달 동안 다른 나라에서 살아 보고 싶다면 실제로 가 볼 수도 있었으면 좋겠다.

흥미로운 것이 생기면 그것을 며칠이고 파고들어 보고 싶다.

그리고 재미가 없어지면 그만둘 수도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 내가 원하는 자유는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용할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

나는 그 상태를 만들고 싶은 것 같다.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고 살고 싶은 것도 아니다

조금 이상하지만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으면서도 완전히 일을 그만두고 싶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회사라는 틀이 없어지면 지금보다 여러 가지 일을 해 볼 것 같다.

투자를 계속할 수도 있고,

글을 쓸 수도 있고,

여행하면서 기록을 남길 수도 있고,

내가 관심 있는 것을 공부해서 무언가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그 일이 돈이 될 수도 있고, 돈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 같으면 돈이 되지 않는 일을 오래 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회사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어떤 일을 선택할 수 있다.

그 차이는 꽤 클 것 같다.

회사에서 은퇴하고 싶은 것이지, 인생에서 은퇴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생각을 정리하다가 이 문장이 가장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회사에서 은퇴하고 싶은 것이지, 인생에서 은퇴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50살이 된다고 갑자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내가 진짜 관심 있는 것들을 해 보고 싶다.

지금은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라도 회사 일 때문에 미뤄야 할 때가 많다.

여행을 가고 싶어도 휴가 일정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보고 싶어도 퇴근 후 남은 에너지를 계산하게 된다.

50살 이후에는 그 순서를 바꾸고 싶다.

내 삶이 먼저 있고,

그 안에 일이 들어오는 구조.

지금은 일이 먼저 있고 남은 시간에 삶을 넣는 경우가 많다면, 그때는 반대로 살아 보고 싶다.

문제는 아직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50살 이후의 계획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어디에서 살지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지금 하고 있는 투자를 그때도 똑같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10년이면 세상도 꽤 많이 바뀔 것이다.

지금은 없던 직업이 생길 수도 있고,

지금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50살 이후의 삶을 지금 완벽하게 설계하려고 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앞으로 10년 동안 하나씩 확인해 보려고 한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시간이 빨리 가는지.

돈을 받지 않아도 계속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어떤 장소에서 살 때 가장 편한지.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쉬는 것이 나에게 맞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정말 내 시간을 갖게 되었을 때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지.

어쩌면 앞으로 10년은 그것을 알아가는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FIRE가 돈을 모으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자산을 늘리고,

현금흐름을 만들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숫자를 만드는 것.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다른 준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돈만 준비하고 정작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모른다면, 내가 원했던 자유가 생각보다 허무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 10년 동안 돈과 함께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도 같이 찾아보려고 한다.

여행도 해 보고,

새로운 것을 배워도 보고,

글도 써 보고,

지금은 상상만 하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실제로 해 볼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지금의 나는 아직 그 답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조금 분명해졌다.

나는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일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50살에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목표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퇴사가 아닐지도 모른다.

내 시간을 다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태.

앞으로 10년 동안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결국 그것인지도 모르겠다.